방문일자 : 2025.6.8.
파전에 막걸리는 삼겹살이나 곱창에 소주와 어울릴 만한 찰떡궁합의 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땅거미가 지면서 비가 오는 날이면 부침개에 막걸리 생각은 아마도 술을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들도 그 로망에 사로잡혀 한 젓가락에 막걸리 한 사발이 생각날 수 있는 콘셉트가 아닌가 합니다. 어느 시장에 가거나 대학교 먹거리 촌에 가보면 그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전집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비 오는 날이면 전집에는 사람들도 장사진을 이룹니다. 그럴만한 이유인 것이 비 오는 소리와 후라이팬에 두른 기름에 밀가루 반죽 부침개가 튀겨지는 소리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기는 하지만 좌우지간에 우리의 정서가 비 오는 날의 부침개 막걸리의 조합이 오랜 시간 동안 누적이 된 결과물이 아닌가 합니다. 도봉산역은 사시사철 등산객들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지만 도봉산역에서 도봉탐방지원센터 올라가는 길에는 많은 식당들, 등산용품을 취급하는 상점들이 즐비하게 있어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구경거리가 됩니다. 오늘 다녀온 식당은 도봉산역 앞에 위치한 콩사랑마을이란 식당입니다. 이날은 신선대까지 찍고 오는 산행을 했는데 군대 동기 친구가 산행 내내 파전에 막걸리 타령을 하는 상황에서 산행을 마치고 우리의 뒤풀이 메뉴는 자연스럽게 파전에 막걸리고 결정이 된 것입니다. 뭔가를 기다리면서 그것도 먹는 것을 기다리면서 뭔가를 한다는 것은 참 행복하고 호기심 있는 일인데 하물며 날 좋은 때에 산행을 하면서 막걸리 먹을 생각에 걷는 내내 즐거운 산행을 했네요. 콩요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어렸을 적 어머니가 끓여주시는 된장찌개에 들어간 부두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지금 88세 엄니께서 해주시는 두부조림은 마치 어제저녁 퇴근하고 먹은 음식처럼 기억이 생생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식성이 까다롭지 않고 뭐든 주는대로 잘 먹는 습성이라 엄니가 해주시는 음식이 됐던 지금의 마눌님이 해주시는 음식이 됐든 간에 음식 자체에 감사한 마음을 먹고사는 북킹넘버원이 되겠습니다. 그럼 도봉산역에 있는 콩사랑두부집 포스팅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콩사랑 두부식당 메뉴판
메뉴판 첫 페이지에 초당순두부라고 되어 있는데 순두부는 모두부를 만들기전, 그러니까 두부를 돌멩이 등으로 눌러서 압착시키기 전 단계의 두부를 말합니다. 초당순두부촌은 강원도 강릉시에서 유명한 먹거리 음식으로 강릉시 강문동 일대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좌우지간에 동해바닷물로 간수를 했다는 초당순두부에 기원을 두고 있는 느낌이라 더 친근하고 초당순두부가 그리운 마음에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이 집의 쥔장께서 호텔 셰프출신이라고 하시는데 이런 광고효과는 좋다고 생각이 되네요. 업력이 30년 됐다고 하니 저의 사회 경력과 4년 정도 위가 되겠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적지 않은 인생길을 걷고 있네요. 두부요리 전문점답게 메뉴에서 콩식자재가 대부분 들어가 있습니다. 두부보쌈이 대, 중, 삼색두부삼합, 민물새우두부전골이 중, 대로 준비되어 있는데 가격을 보자니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듭니다. 추가 옵션이 있어서 선택의 폭도 괜찮은 편인데 쥔장의 오래된 연구 흔적이 보이는 메뉴판입니다. 정식메뉴도 준비가 되어 있고 이날은 오후 3시가 넘어서 방문을 했는데도 점심메뉴가 가능했습니다. 식사류도 다양하고 음식들도 콩요리와 연관이 되어 있어서 건강식이라는 느낌이 들었네요. 업장의 내부도 깔끔하고 메뉴판도 맘에 드네요. 요즘은 식사류 10000원이면 그냥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는 세상의 물가입니다. 두부요리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계절 식사로 콩국수가 준비되어 있네요.



업장의 모습입니다. 널찍널찍한 테이블에 테이블 간격도 여유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식당의 테이블과 의자 레이아웃에 별로 신경을 안 쓰는 편이지만 이런 테이블 세팅 상태에 따라서도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웬만하면 공간 간격을 여유 있게 두시는 식당을 선호합니다. 테이블 의자도 공을 들인 실내 장식이네요. 딱 들어갔는데 식당의 쾌적성이 아주 좋았습니다. 콩요리 전문점이 마치 무슨 고급 퓨전 레스토랑에 입장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벽에 걸린 시곗바늘을 보니 3시 13분을 가리키고 있네요.

도봉산 콩사랑 음식 주문
이날 친구 녀석과 둘이서 해물파전(19,000원), 도토리묵무침(15,000원), 청국장과 공깃밥 1개, 동동주 2개를 주문했습니다. 양파절임, 김치, 콩나물무침이 밑반찬으로 깔리기 시작합니다. 홀 서빙해 주시는 분들이 남자분들이었어요. 젊으신 장정들이었습니다. 반찬맛은 우리가 아는 맛이었어요. 막걸리는 서울막걸리와 지평막걸리 2가지가 있었는데 지평막걸리를 주문하려다가 동동주를 주문합니다. 동동주와 막걸리의 차이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동동주는 발효 이후 맑은 부분을 술로 만든 것으로 쌀 알갱이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술이고 막걸리는 발효 후에 찌꺼기를 걸러내고 물을 섞어서 부드러운 액체로 만드는 것이니 그 식감이라는 게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알코올 도수는 동동주가 8~10%로 조금 높다고 하니 드실 때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한마디로 동동주는 양반이나 돈푼깨나 있으신 분들이 마시는 술이고 막걸리는 서민이나 주머니 사정이 야박한 분들이 드시는 술이라고 말들 하시는데 진정한 술꾼은 주종과 안주 성별을 가리지 않는 법입니다. 좌우지간 이날 마신 동동주는 정말 깔끔하고 맛깔스러웠습니다. 술을 끊은 저인데 이날만큼은 동동주 몇 잔 마셨습니다. 혼자 동동주 재껴대게 하는 게 좀 미안했습니다.



이제 해물파전과 도토리묵이 등장합니다. 해물파전에는 파가 생명입니다. 쪽파와 대파가 적절히 들어갔고 계란이란 녀석이 합세했습니다. 파전이든 부침개, 전은 뜨거울 때 먹어야 제맛인데 가뜩이나 허기진 상태라 해물파전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해물은 군더더기 없이 오징어가 주를 이루었어요. 파전에는 해물도 좋고 고기도 좋고 좌우지간에 파가 많이 들어가야 맛이 납니다. 도토리묵무침은 제가 여주에 있는 보배네 만두집을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보배네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도토리묵 퀄리티와 양념맛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옛날 엄니께서 무쳐주시던 그 맛입니다. 호불호 없이 즐기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됐습니다. 도토리 무침은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 최소한 내입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끊어지면 그건 탈락입니다. 국산이 아닐 확률이 높고 국산 도토리라고 하더라도 묵을 쑤는 노하우가 없으면 그냥 물컹이가 되어 버립니다. 콩사랑 식당 도토리묵무침은 제 기준에서 합격입니다. 도토리묵 양이 꽤 됩니다. 사진에 별로 없어 보이는데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사진에는 없는데 청국장과 공깃밥도 주문을 했어요. 청국장도 밥도둑 따로 없고 우리가 옛날에 먹던 그런 청국장입니다. 만족하면서 먹었습니다.


오늘은 친구 녀석과 도봉산 산행을 마치고 도봉산역으로 하산을 하면서 들른 콩사랑 식당 방문 후기를 써봤습니다. 내돈내산으로 다녀왔는데 등산동호회 분들도 자주 방문하는 식당으로 검색이 되어 다녀왔습니다. 한번 방문을 해서 별로인 식당은 두 번 다시 안 가게 되는데 저만 해도 이런 성격을 갖고 있으니 식당 하시는 자영업 사장님들 정말 어려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콩사랑 두부집은 재방문의사가 있습니다. 여하튼 건강한 게 좋은 음식 많이 드시고 운동과 등산도 꾸준히 하시면서 체력관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6월에는 장마가 있다는 소식이 있고 올여름의 더위는 역대급이라는 기상청의 반갑지 않은 소식들도 있습니다. 코사랑두부 주소는 서울시 도봉구 도봉산4길 콩사랑두부이고 도봉동 281-10입니다. 전화번호는 02-955-6016번입니다. 도봉산역으로 하산하시다가 단체 예약이나 영업 여부를 전화로 물어보시면 좋겠네요. 콩요리 많이 드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방문해 주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